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야옹이네 동거생활

신혼부부 아니면 이사도 못하겠네! - 여자 둘 독립, 부동산, 첫 방문 후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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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자 둘의 독립, 부동산 첫 방문 후기를 남긴다. 야옹이네는 집에서 독립을 하고 싶은 야옹이와 원룸에서 집을 넓혀 나가고 싶은 나와 의기투합해 살 장소를 정하고 드디어 방 계약을 한 후기를 담고 있다. 이 과정에서 실제로 신혼부부가 아니어서 당할(?) 수밖에 없었던 후기들 마침내 가계약을 마친 이야기까지 담아보고자 한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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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이사를 준비하다

출퇴근 거리가 부담스러워 이사를 계획하고 있던 중 집에서 독립하는 야옹이와 함께 동거생활을 시작하기로 했다. 야옹이는 첫 독립으로 부동산 계약에 익숙했던 나와는 사뭇 다르게 긴장한 것 같았다. 장대비가 쏟아지는 날이면 어김없이 외벽에 생긴 크랙 틈으로 비가 새 다시 도배한 벽지에 시커먼 곰팡이가 올라왔고 장기 출장이라도 가있으면 야옹이는 우리 집으로 달려가 비가 방으로 들이치지는 않았는지 봐야 했다. 그래서 시작한 이사준비, 우리는 첫 부동산에서 대략 난감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.

 

 

| 우리의 옵션

1) 집 탐색기간 : 약 2년

2) 탐색 어플 : 네이버 부동산 - 시세나 전세가들을 충분히 익히고 우리에게 맞는 예산을 세움

3) 예산 : 월세 ~60까지 / 전세는 2억 3천~6천 

4) 대출 : 전세금액의 70%까지는 대출, 나머지는 50:50

              이사 후, 세끼고 오피스텔 정도 사서 월세라도 받게 운영을 하려면 

              모든 종잣돈을 전세금에 들이는 게 부담이라는 생각에 70% 정도 대출을 받기로 함 

5) 조건 : 1안) 방 3개 + 거실공간 BEST, 2안) 방 2개 + 거실공간

6) 위치 : 둘 중 한 명은 걸어 다닐 수 있는 곳에 위치한 거리

 

 

| 투룸 7000/50?? 당장 계약이다.

드디어 함께 살기로 얘기가 나오던 중 2년의 시간이 흐르고 7,000 / 50 월세집이 나왔다. 평범한 빨간 벽돌 건물의 다세대 주택이었고 2층이었지만 역에서 가깝고 최고층에 옥상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. 월세가 싸게 나온 만큼 도배, 장판은 임차인이 알아서 해야 했지만 이런 매물은 눈 깜빡할 사이에 나간다는 걸 알고 있기에 바로 부동산과 약속을 잡았다. 

 

▪️ 동시에 2팀이 집을 보러 간다고요?

부동산과 빠르게 약속을 잡고 집을 보러 가는 날, 엄청난 장대비가 왔다. 시원한 장대비에 '무슨 좋은 일이라도 생기려나'하고 마음속으로 좋은 기운을 점쳤지만 부동산에서 동시에 방을 보기로 한 집이 한 팀 더 있다는 것이 아닌가? 많은 부동산에 매물을 보러 다녔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인데 혹, 이런 경우가 있다면 누가 먼저 연락했는지 꼭 확인한 다음 먼저 본 사람이 먼저 보게 해 달라고 단호하게 말하라고 추천하고 싶다.....!

 

월세집은 실제로 가보니 새시도 낡고 삭아서 무너져 내리고 있었지만 마음속으로 이정도 월세에 보증금이라면 샷시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 동시에 같이 집을 보러간 상대는 신혼부부였다. 집을 보고 나오는 길에 그들도 썩 집이 맘에 들었는지 계약금 얘기를 했다. 나도 바로 계약금을 입금하고 싶다고 먼저 얘기를 꺼냈고 신혼부부도 그 집이 맘에 든다고 했다. 나는 받고 우린 도배, 장판에 샷시까지 하겠다고 질렀다. 나는 그대로 중개인이 집주인과 통화를 할 줄 알았지만 신혼부부에게도 도배, 장판, 샷시 할 거냐고 의사를 물어봤고 그들은 하겠다고 했다.

 

결국 집주인 좋은 일만 시켜주고 집주인은 신혼부부를 도와주고 싶다며 불쌍한 직장인의 손을 놓아버렸다. 이럴 수가. 중개인은 미안했는지 그 뒤로도 며칠 동안 이런저런 마음에 들지 않는 매물을 보여주면서 계속 연락을 줬지만 마음이 상해버린 나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만나지 않았다.

 

▪️ 그러나 착하게 살자

집을 놓친 날, 밤새도록 야옹이와 함께 분함을 삭이지 못하고 부들부들거렸던 것이 기억난다. 다음 날, 분한 마음에 다시 부동산에 전화를 걸어 속풀이라도 할까 했지만 '그냥 그 집이 우리랑 인연이 아니었나 보다.' 하며 잊어버리려고 애썼다. 새초롬히 앉아 어리숙한 딜을 하고 있던 신혼부부의 모습도 계속 떠올랐다. 그래도 다 사람이 하는 일이고 인연인데 성을 내 없던 집이 갑자기 나타나겠냐며 다시 매물을 찾아보기로 했지만 그날 이후 이사 예정지의 다른 매물은 한동안 올라오지 않았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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